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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캠핑_2017.06] Alice Lake : 캠핑은... 원래 아무것도 안하는거다.







2017년 캠핑 시즌이 시작되었다. 해마다 첫 캠핑은 5월에 다녀왔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밴쿠버의 여름이 더디다.

여름이 오기는 하는걸까...





캠핑을 간다하면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캠핑가서 뭘 하느냐고....

그럴때마다 나는 뭔가 대단히 어려운 문제를 마주한 느낌이다.

캠핑은 그냥..  가는거다. 가서 뭘 하는게 아니다. 고로 나의 대답은 "아.무.것.도 안한다!"

'간다'에 방점을 찍자.







새로 장만한 텐트도 어리버리 대충 세워서 첫개시다! 캠핑가면 텐트는 누가 쳐주냐는 공주같은 친구의 질문에 피식 웃음이 났다.

원래 텐트는 누가 쳐주는 거임?! 담생에선 나도 텐트 칠줄 모르는 공주님의 삶을 함 살아보고프다. ㅋ

젤 먼저 집을 세우고, 캠핑의 꽃인 해먹을 달았다. 세상 부러울게 없는 해먹에서의 흔들흔들 한낮의 꿀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장작도 가지런히 패어놓는다.

엘리는 이날 자신의 숨겨진 재능발견! 도끼질을 아주 잘하는 그녀도 공주님하시기엔 글러 먹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 후두둑 .. 예고에도 없던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 이젠 놀랍지도 않다.

습기없이 바삭바삭한 캠핑을 다녀온지가 언제였던가... 

잠들기 전까지 두차례 정도 소낙비가 쏟어졌다. 텐트 안에서 머리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것이 운치 있지 않느냐 하신다면..

그 놈의 운치 지겹도록 들어봤으니, 이젠 좀 운치 없이 쨍쨍한 날씨도 함 만나봤으면 좋겠다.







firewood 한묶음을 사들고 가면 2~3시간 정도 태울수 있다. 캠핑가서 아침 저녁으로 땔감 걱정없이 원없이 불피워 보는것이

내 캠핑의 로망이다. 트럭에 집채만한 통나무들 싣고와서 장작패는 아저씨들이 젤 부러워.





불앞에서 몸을 앞뒤로 돌려가며 훈제하듯이 불냄새 잔뜩 입히고, 맥주 한잔씩 들이키고 침낭속에서 꼬로록 기어들어가 간만에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행복하다.




느즈막히 일어났다. 여전히 날은 흐렸다. 호숫가 주변 트레일을 따라 한바퀴 쭉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두 귀찮다.

잠시 앉아서 물 바라보며 무상무념 하다가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