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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ondon

[London_Day 3.1] Courtauld Gallery ~ National Gallery


여행을 준비하면서, Elly와 죽이 잘 맞았던 부분은... 관광은 하지 말자였다.
소소하게 많이 보고, 많이 걷고, 욕심내지 말고 즐기면서 여행을 하자 했다.
우리는 보통 아침을 먹고, 9시 넘으면 설렁설렁 나가서, 6시가 넘어가면 저녁을 먹거나 공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곤 했다.

셋쨋날이 밝았다. 가방에 꼬질꼬질한 지갑, 파우치, 물한병, 우산을 챙겨넣고 길을 나선다.
거기에 카메라까지 목에 걸면, 든것도 없는데, 점심때가 되면 무거워 죽겠다. 뭘하나 내버리고 싶어진다.
여행을 즐기려면, 가방은 무조건 가볍게!


런던의 tube station은 대부분 오래되고 작았다. 조명마저 침침하다.
지난 겨울에 다녀왔던 한국의 삐까번쩍했던 9호선과는 비교할수도 없이 소박하다.  
그러나, 역마다 오래된 건축물을 그대로 살리고,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올드한 멋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station에서 내릴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이 주는 설레임이 즐겁다.


Temple station에 내려서 강가를 왼쪽에 끼고 걸었다.

평일 오전, 출근길이 끝난 시간이라서인지, 거리가 한산하다.
반대편 계단위, 벽 한가운데에 고흐의 자화상이 걸려있다.
그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Courtauld Gallery가 저 건물 반대편이었던 모양이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 이렇게 똑같은 자전거들이 주차되어있는 station을 볼수가 있다.

한눈에도 딱. 대여자전거처럼 생긴 저 투박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여러번 보고,
우리도 하루쯤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시내를 돌아다니면 어떨까 싶었는데..
Elly가 search해본 결과, 그냥 일반 대여자전거가 아니라, 도시에서 하나의 대중교통으로 이용되고 있는 교통수단이라 한다.
버스표를 끊듯, 일년에 얼마 대여비를 지불하고 열쇠를 받아서, 원하는 곳에서 자전거를 풀고 타고 가다가, 원하는 장소에 다시 자전거를 파킹해놓는 루트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미리 대여비를 지불했던 카드를 통해서, 추가로 이용되는 이용액이 빠져나가는 식(?)이라고 했던가..
어쨋든 우리가 이용해보기에는 뭔가 절차와 시간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아쉬웠다.


여기저기 한눈을 팔면서, Courtauld Gallery를 찾아가는 길이다.


Courtauld Gallery는 자그마한 갤러리다.  (작다고는 하나, 그건 상대적으로 그러하다는 말이다)
런던의 그 많은 갤러리들 중 몇군데만 콕 짚어서 다녀왔는데,
걔중 전시관을 층층마다 대충이나마 한바퀴씩 돌아본 곳은 이 곳이 첨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부담없는 사이즈이기도 했거니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 이곳은 입장료가 5파운드정도 하지만, 매주 월요일 2pm이전은 무료입장이다 **


마치 예전 백작(?)의 맨션(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갤러리 같은 느낌이다. 아늑하고 아기자기 하다. 
여기저기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했지만, 대체로 깨끗하게 잘 maintain 되어 있었다.


이 갤러리는 초기 르네상스시대부터 20세기의 작품들까지..  볼수 있는데, 특히나 인상주의 작품들이 눈이 띈다.
고흐의 자화상도 이곳에서 볼수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때는 특별 전시전으로 CÉzanne의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작품을 다른 미술관에서 봤다)
이곳에서는 다른 갤러리와는 다르게, 갤러리 내부 사진촬영이 허용되었는데, 사실 예술품 (특히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서 기억한다는것은 노란색종이를 놓고 금빛이 이러했노라고 기억하는것과 같은 이치일것이다.




런던의 대부분의 미술관엔 카페가 달려있는데, 꽤나 괜찮은 곳이 많았다.

특히나, 다음날 들렀던 Victoria & Albert Museum의 카페는 왠만한 갤러리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았다.


Strand Street을 따라서 10여분쯤 걷다보면, The National Gallery와 Trafalgar Square가 나타난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차선이 방사선 방향으로 뻗어있고,
그 복잡한 길들을 빨간 버스와 까만색 택시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런던 3일째, 드디어 우리도 런던의 수많은 관광객들의 대열에 합류한다.




여행을 준비하기 전부터 수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National Gallery는 도저히 전시관들을 다 훑어볼 엄두를 낼수가 없다.

입구에서 전시관 내부의 map을 판매하는데 (2파운드였던가..?) 애초에 다 돌아볼 생각이 없었던 우리들은 벽에 걸린 지도를 대충 눈으로 읽고 관심있는 20세기 작품관 몇곳만 짚어서 돌았다.
나중에 램브란트의 자화상을 보겠다고 혼자서 다른 전시관으로 더 깊숙히 들어섰다가, 중간에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맸다.
몇관만 돌아보더래도, 왠만~하면 지도를 사서 들고 다니는게 나을거라고, 전시관 내부를 빙~빙 돌면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