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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ondon

[London_Day 4.3] 백조의 호수: Hyde Park & Kensington Palace


나는 그다지 여행을 꼼꼼히 준비해서 떠나는 스타일도 아닐뿐더러, 여행중 그날그날의 일정을 기록하는 성의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내가 틀에 얽매이는걸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 이라던가, 남들에 비해 기억력이 월등한것.도. 결코 아니다.
그저, 선천적인 게으름에서 비롯된 귀차니즘의 반영이라고 할수 있겠다.

그러한 내가. 두달이나 지난 런던여행에 관한 기억을 더듬더듬 ..  더듬어가는 과정은 온전히 사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귀찮은 이여자는.. 사진도 찍다~ 말다~ 노쇄한 카메라는 점심도 먹기전에 방전되어버리기 일쑤였고,
그나마 찍어온 사진들조차 어디가 어딘지.... 한손으로 휘날려 찍은 묘기.막샷.작렬이시다.  -_-;;
오리지날 백조의 호수. 'Hyde Park' 안으로 들어서다. 


연출/촬영: Elly
출연 및 촬영소품: 박호수
손발 오그라드는 설정샷...


사실, 벤쿠버에도 남부럽지 않은 도심공원이 많은 편인데..
대체로 자연림을 그대로 살려서, 공원이라기보단 수목원(?) 숲(?)에 가까운 벤쿠버에 비해
런던의 공원들은 말그대로 잘 꾸며진 쎄련~된 도심속의 공원이었다.




네가 바로. 그 오리지날 '호수속의 백조'로구나.
동물들이 들으면 서운들 하시겠지만, 난 그닥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좋거나 싫거나도 없이.. 뭐 별루 관심이 없다.
간혹, 후생에 동물로 태어난다면? 이라는 귀찮은 질문을 받으면,
마땅히 들이밀 동물이 진짜 없었는데...
자. 이제, 그러한 넌센스 질문에 종지부를 찍자.
굳이~~~ 동물로 태어나야한다면, 백조로 하기로 하자. 우아~하게.


Hyde Park를 가로질러 Kensington  Palace에 다다르자.. 이건 모. 또. 공사중.
정면을 바라보고 들어갈수 있는 입구가 막혀있었다. 가장자리에 뚫여있는 오솔길같은 통로를 따라 들어서서 부분적으로 감상할수 있게끔 되어있었지만..
공사구간을 가려놓은 임시 월칸막이의 센스를 보라~ 마음이 슬쩍 누그러진다..


꽃피는 계절에 오면, Palace내 정원이 참 아기자기 이쁘겠구나 싶었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이 계절에 텅 비어있는 정원은 그저 '공사중' 이라는 팻말과 다를바가 없었다.
 


우리는 잠시 벤치에 앉아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기도 했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영화속에서나 나올뻠한 낮은 담벼락을 따라 걷기도 하면서..
노곤한.. 오후를 보냈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기억들이 여행이라는 이름의 캡슐안에서
동화처럼 반짝반짝 기억된다.


많이 걸었던 하루.. 지친몸을 질질끌고 숙소로 돌아간다.
그렇게 지치도록 걸었던 하루하루가.. 그리운 하루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