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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Okanagan] summerland winery 3 - Silk Scarf

이름부터 부드럽다.
silk. scarf.
www.silkw.net


귀여운 dirty laundry를 빠져나와 다시 5분정도 다른쪽 길을 더 들어가다보니, 별거없는 농장 한 귀퉁이 도롯가에 silk scarf라는 팻말이 나온다. 이곳 와이너리들은 처음부터 google지도로 찾아보고, 가는길을 대충 뽑아갔었기에 찾기가 수월했지만, 그저... '차 가는 대로 가다가.. 뭔가 나오면 멈추겠다' 라는 생각으로 내려간다면, 서울가서 63빌딩 보고, 서울 다 봤구나~ 하는거랑 같아진다.



작은 공간. 단정하게 정돈되어있다.
사실 이곳은, 작년에 친구네서 맛보았던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굳이 어디서 구입했느냐고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었다.
주인부부와 아들내외가 운영하는듯이 보였다.


작은 와인샵 실내만큼이나 작은 patio가 샵 입구에 연결되어있고, 몇몇 테이블에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
유럽식 엑센트가 강한 아들이 다가와 점심을 먹고 가겠냐고 물어본다. 
다른 와이너리와는 다르게, 이곳은 샵옆에, 오픈식 창이 patio쪽으로 나있는 작은 주방이 달려있다. 
메뉴를 물어보니, 종이한장에 구분없이 갖가지 음식 아이템 이름들만 쭈욱 나열되어있다.
점심과 곁들일 와인의 종류를 선택하면, 거기에 걸맞는 음식을 주방에서 알아서 내주는 코스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닥 싸지않은 가격이었지만, 어차피 이곳을 둘러보고 무얼 먹자. 계획하고 있었고, patio에 앉아서 와인과 함께 점심을 즐기기에 너무나도 완벽한 날씨였기에.. 딱히 무슨 메뉴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러하자 했다.
(점심 1인당 28불 + 1/3병정도 양의 와인 7불)
샵 안으로 들어가 몇가지 와인을 tasting 한후, 우리는 각각 Melrot과 Riesling을 주문하고, patio 바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이제부터....
생각치도 못했던, 너무나 근사한 한낮의 만찬을 즐긴다.

주인집 아들이 서빙을 하고, 그의 와이프가 주방을 담당한다.
모로코 출신이라는 그의 와이프는 빨간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마치 만화영화 'Ratatouille' 에서 방금 튀어나온듯한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chef의 모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웠다.

주문한 와인이 먼저 나오고, 곱게 셋팅을 한후.
에피타이져 빵이 나온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갓구운듯이 따뜻하고 폭식한 빵이다, 치즈는 부드럽고 고소하다.
 

작은 그릇에 두어젓가락의 분량으로 여러가지 에피타이져가 나온다.
서양식 가정백반이란게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나같이 다 맛깔스럽고, 신선했으며 진심으로 그 안에 정성이 느껴졌다.

샐러리향이 너무나 상큼했던, 초신선 야채샐러드
이탈리아 음식으로 알고 있는 Gnocchi, 감자를 갈아 떡처럼 빗어서 만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beet를 섞어서 색깔을 냈다 한다.
그리고, 정말 일품이었던 Halibut 생선조림.

도대체 무엇이 더 나올까.. 안타깝고 걱정될만큼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으로 나온 파스타는 그 부른 배마저도 감동시키는 맛이었다.
와이프가 직접 뽑았다는 fresh noodle 을 이용한 칼리플라워 치즈파스타.
이탈리아 현지에 가도 과연 이런맛을 찾을수 있을까... 의문이 들정도의 환상적인 맛.
마지막 디저트로는 chocolate triple과 raspberry 향이 나는 소스로 마무리한다.

느긋하게... 기분좋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들어보니,
주말에만 점심을 제공하고, 하루 딱 20인분만 준비해서 그 이상은 받지 못한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완벽했던 와이너리 나들이.